
M&A CASE STUDY · 매각사례
컴버스테크 M&A, 계약서엔 115억, 통장엔 65억
Author 오연석 · Published
컴버스테크 115억 M&A, 팔고 나서 50억이 사라졌다
매각대금 일부를 인수자 전환사채로 받으면, 그 돈의 운명은 인수자에게

출처: 컴버스테크 홈페이지
0. Summary
1999년 설립된 전자칠판 전문기업 컴버스테크는 2024년 코스닥 상장사 육일씨엔에쓰에 지분 92.93%를 115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매각대금 중 50억원은 현금이 아니라 인수자가 발행한 전환사채로 받았는데, 인수자는 재고자산 부족 등을 이유로 조기상환을 거부했고 분쟁은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2026년 8월 매도인이 전환사채에 관한 모든 권리를 넘기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최종 매각대금은 현금으로 받은 65억원이 됐습니다.
1. Why M&A?
흑자를 내던 전자칠판 1세대 회사와, 신사업이 필요했던 상장사가 만났어요
컴버스테크는 1999년 설립된 에듀테크 기업입니다.
스스로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자칠판 전문업체 가운데 하나로 소개해왔으며, 전자칠판과 전자교탁, 영상정보 디스플레이, 가상체육 시스템 등을 교육기관과 국방부에 공급해왔습니다.
정부 조달시장에서 우수제품으로 지정받았고, 2021년부터는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화재감지기로 사업을 넓혔습니다.
매각 직전 3년간의 실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2021 | 약 204억원 | 약 5억원 | 약 6억원 |
2022 | 약 301억원 | 약 16억원 | 약 10억원 |
2023 | 약 303억원 | 약 22억원 | 약 15억원 |
2023년에는 영업이익도 약 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즉 컴버스테크는 매출 300억원대에서 꾸준히 이익을 내던 회사였습니다.
인수자인 육일씨엔에쓰는 2007년 설립돼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자동차용 강화유리(커버글라스) 제조사입니다.
육일씨엔에쓰는 인수 목적을 신규사업 추진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수 발표 당시에는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과의 시너지, 그리고 소방법 개정으로 성장이 기대되던 IoT 스마트 화재감지기 사업을 인수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반면 매도인이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이유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도인 입장에서 이 거래는 어떤 조건이었을까요?
2. Seller Point
흑자 회사를 순이익의 약 8배에 팔았지만, 대금의 43%는 현금이 아니었어요
매도인은 창업자를 포함한 개인 2명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보유하던 컴버스테크 주식 197만 6,000주(지분 92.93%)를 주당 5,820원, 총 115억원에 넘기기로 계약했습니다.
지분 100%로 환산하면 회사 가치는 약 124억원입니다.
직전 연도인 2023년 순이익 약 15억원 기준으로 약 8배, 순자산 약 81억원 기준으로 약 1.5배 수준의 가격입니다.
외부평가기관도 양수가액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가격만 보면 흑자를 내는 비상장 중소기업으로서 무난한 조건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금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구분 | 금액 | 형태 |
계약금 | 약 11.5억원 | 현금 (실사보증금 3억원 포함) |
잔금 ① | 약 53.5억원 | 현금 |
잔금 ② | 50억원 | 인수자가 발행한 전환사채* |
합계 | 115억원 | 현금 65억원 + 전환사채 50억원 |
매도인이 거래 종결일에 실제로 손에 쥔 현금은 65억원이었습니다.
나머지 50억원은 "인수자가 나중에 갚기로 한 채권" 형태로 받은 것입니다.
지난 고스트스튜디오 사례처럼 매각대금 일부를 인수자의 증권으로 받는 구조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 증권이 주식이든 채권이든, 받은 순간부터 매도인의 돈은 인수자의 재무상태와 인수자와의 관계에 묶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수자는 왜 대금 일부를 전환사채로 지급했을까요?
※ 전환사채: 정해진 가격에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회사채입니다.
3. Buyer Point
인수자는 자기 회사 전환사채로 대금의 일부를 치렀어요
115억원은 육일씨엔에쓰에게 작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인수 당시 육일씨엔에쓰 자기자본의 44%, 총자산의 29%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이 가운데 50억원을 전환사채로 지급하면서, 인수자는 거래 시점에 나가는 현금을 65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전환사채의 조건도 인수자에게 부담이 크지 않았습니다.
표면이자는 0%,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의 이자율은 연 2%였습니다.
여기에 인수자가 지정한 제3자가 전환사채의 최대 43%를 매도인으로부터 사올 수 있는 콜옵션*도 붙어 있었습니다. 대상자에는 인수자의 최대주주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즉 인수자 입장에서는 현금 부담을 나누고, 낮은 금리로 대금 일부를 뒤로 미루며, 주가가 오를 경우 전환사채 일부를 되사올 수 있는 구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그 전환사채가 매도인에게 어떤 조건이었는지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 콜옵션: 미리 정한 가격과 기간 안에 주식·채권 등 특정 자산을 사올 수 있는 권리입니다.
4. Deal Structure
매도인이 받은 50억 전환사채는 세 가지 방법으로만 현금이 될 수 있었어요

거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주요 내용 |
대상회사 | 컴버스테크 (비상장, 전자칠판·에듀테크) |
인수자 | 육일씨엔에쓰 (코스닥) |
매도인 | 창업자 등 개인 2명 |
계약일 / 종결일 | 2024년 6월 18일 / 2024년 7월 10일 |
취득지분 | 92.93% (197만6,000주) |
최초 거래금액 | 115억원 (주당 5,820원) |
대금 지급 | 현금 65억원 + 인수자 전환사채 50억원 |
외부평가 | 양수가액 적정 |
매도인이 받은 전환사채의 주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주요 내용 |
금액 | 50억원 (사모, 무보증) |
이자 | 표면이자 0%, 만기이자 연 2% |
만기 | 2027년 7월 10일 (3년) |
전환가격 | 주당 2,601원 |
주가 하락 시 전환가격 조정 | 없음 |
조기상환청구권 | 발행 1년 후(2025년 7월 10일)부터 3개월마다 |
콜옵션 | 인수자 지정 제3자가 최대 43% 매수 가능 |
이 전환사채가 현금이 되는 길은 세 가지였습니다.
① 주식으로 바꿔서 팔기: 전환가격 2,601원보다 인수자 주가가 높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환사채에는 주가가 떨어져도 전환가격을 낮춰주는 조건(리픽싱)이 없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이 길은 사실상 닫힙니다.
② 만기 전에 상환을 청구하기 (조기상환): 발행 1년 뒤부터 인수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수자가 실제로 돈을 내줘야 가능한 길입니다.
③ 만기까지 기다리기: 2027년 7월에 원금의 약 106%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역시 그때까지 인수자가 갚을 능력과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세 가지 모두 결국 인수자의 주가, 재무상태, 그리고 인수자와의 관계에 달려 있었습니다.
담보나 보증이 없는 채권이었기 때문에, 인수자와 분쟁이 생기면 매도인이 기댈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거래 이후 2년 동안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5. M&A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2년 뒤, 50억 전환사채는 한 푼도 현금이 되지 못했어요
거래 이후 주요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점 | 내용 |
2024년 7월 | 거래 종결. 인수자 최대주주가 컴버스테크 대표이사로 선임 |
2024년 | 컴버스테크 매출 약 235억원(전년 대비 -22%), 영업손실 약 45억원 |
2025년 6월 | 매도인이 전환사채 중 28.5억원에 대해 조기상환 청구 |
2025년 6월 | 인수자, 해당 전환사채에 가압류 신청 |
2025년 7월 | 인수자, "매도자와 분쟁 발생"을 이유로 원리금 약 29억원 미지급 결정 |
이후 | 인수자, 재고자산 부족 등을 이유로 매도인에게 매매대금 반환 청구 소송 제기 |
2026년 7월 | 인수자,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
2026년 8월 | 양측 합의. 매도인이 전환사채 원금·이자·지연손해금 등 모든 권리를 현금 없이 인수자에 양도 |
합의에 따라 인수자는 양수금액을 115억원에서 65억원으로 정정 공시했습니다.
주당 가격은 5,820원에서 3,290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분 100% 기준으로 환산하면 2023년 순이익 대비 약 8배였던 가격이 약 4.5배로 낮아진 셈입니다.
컴버스테크의 실적도 거래 이후 달라졌습니다.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2023 | 약 303억원 | 약 22억원 | 약 15억원 |
2024 | 약 235억원 | 약 -45억원 | 약 -57억원 |
2025 | 약 231억원 | 약 -10억원 | 약 -17억원 |
다만 2024년 적자의 구체적인 원인은 감사보고서에서 별도로 설명되지 않았고, 이를 M&A나 재고 문제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재고자산 부족 역시 인수자 측이 공시한 소송 사유이며, 부족 규모나 책임 소재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분쟁은 판결이 아니라 합의로 끝났습니다.
인수자 쪽 상황도 녹록지 않았습니다.
육일씨엔에쓰는 2025년 베트남 자회사를 약 156억원에, 2026년에는 화학첨가제 자회사를 145억원에 매각했습니다. 2025년 결산에서는 컴버스테크 투자주식에 대해 약 56억원의 손상을 인식했고, 이때 산정한 컴버스테크의 가치는 약 62억원이었습니다.
2026년 9월에는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안내까지 받았습니다.
결국 매도인이 받은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바꿀 수도, 상환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분쟁 합의의 대가로 넘어갔습니다.
앞으로 컴버스테크가 인수자 아래에서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갈지는 인수자의 재무 상황과 함께 지켜볼 부분입니다.
6. Dealplus View
컴버스테크 M&A에서 주목할 숫자는 115억원이 아니라 65억원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금액과 실제로 받은 금액 사이의 50억원은, 거래 종결 이후 인수자에게 달린 돈이었습니다.
이 사례가 매각을 준비하는 대표님께 주는 시사점은 세 가지입니다.
① 매각가격만큼 "무엇으로, 언제" 받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115억원이라도 전액 현금과, 현금 65억원 + 3년짜리 무보증 채권 50억원은 전혀 다른 조건입니다. 대금 중 현금으로 받는 비중과 시점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② 인수자 증권으로 받는다면, 인수자를 실사해야 합니다: 전환사채나 주식으로 대금을 받는 것은 사실상 인수자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수자의 재무상태와 자금 여력을 확인하고, 담보·보증이나 에스크로, 주가 하락 시 전환가격 조정, 상환 조건 같은 보호장치를 협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거래 후 분쟁이 될 수 있는 항목은 거래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재고처럼 숫자가 달라질 수 있는 항목은 종결 전에 함께 확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기준과 한도로 정산할지 계약서에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받지 못한 대금이 남아 있다면, 분쟁이 생겼을 때 그 돈이 인수자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를 매각하려는 대표님이라면 이렇게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각대금 중 거래 종결일에 현금으로 받는 금액은 얼마인가?
나머지 대금은 무엇으로, 언제, 어떤 조건으로 받는가?
그 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은 무엇이고, 그때 나를 보호할 장치는 있는가?
딜플러스는 매각가격뿐 아니라 대금의 지급 방식과 시점, 인수자의 지급 능력, 거래 이후의 정산 조건까지 대표님과 함께 검토합니다.
기업의 중요한 선택을 함께합니다.
딜플러스
기업을 사고 파는 건
누구나 처음이라 어려운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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